‘거리로, 거리로’…전국 방방곡곡 ‘420투쟁’
“아직 차별 많아…장애인의 날 축하 못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7-04-19 17:47:21


▲올해 장애인의 날에도 장애인들이 거리로 나와 차별철폐 투쟁을 벌인다. 지난 3월 26일 제3회 장애인대회 풍경. ⓒ에이블뉴스
올해 장애인의 날에도 장애인 당사자들은 거리로 나서 투쟁을 벌인다. 제27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현재 전국 방방곡곡에서는 장애인 차별철폐를 위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20일 장애인의 날 당일에는 이들의 투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장애인의 날을 축하하기에는 철폐해야 할 차별이 너무 많다는 것이 장애인 당사자들의 주장이다. 그래서 이들은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이라고 말한다.

대구경북 “피맺힌 한과 분노를 무시하지 말라”

먼저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경북투쟁연대는 오는 20일 오후 2시 대구시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지난 4월 5일 420투쟁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시에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각종 요구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결정권한이 없는 시 실무자들이 나와 420투쟁연대 요구안이 무엇을 요구하는 지에 대한 파악조차 하지 않고 면담에 임하는 등 장애인들의 피맺힌 한과 분노를 담은 요구에 대해 예산운운하며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며 분노를 표했다.

420투쟁연대측은 "지역 장애인들의 피맺힌 요구를 무시하는 대구시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하고, 대구시 행정의 총 책임자인 김범일 시장에게 420장애인기본권 해결을 촉구하며 더욱더 가열찬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 김태호 도지사실 점거하고 농성 돌입

경남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19일 오후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총력결의대회를 열어 김태호 도지사를 규탄하고, 도지사실 앞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남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와 관련한 10개의 정책 요구사항을 경상남도에 제안하고, 지난 17일 간담회를 가졌는데, 간담회 결과가 부실했다는 것.

이들은 "'예산이 부족하다', '시장·군수의 권한이다', '중앙정부의 법률이 바뀌어야한다', '검토 중이다' 등으로 간담회에 충실히 응하기 보다는 형식적인 답변으로 시간 때우기 식으로 간담회가 진행됐다"면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도 관계자 및 김태호 도지사의 행동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경상남도 김태호 도지사가 얼마만큼 성의를 가지고, 장애인복지 정책을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라며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며, 우리의 삶의 질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의 힘겨움을 감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의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 ⓒ에이블뉴스
강원·광주·울산·충북·인천·대전·부산도 “차별철폐 투쟁!”

강원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오는 20일과 21일 장애인인권영화제를 개최하며 시민들에게 장애인 차별의 현실을 알릴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도지사 및 18개 시군단체장과 면담을 갖고 장애인 차별철폐를 위한 요구사항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장애인의 실태조사 및 욕구조사를 실시하라 ▲각 시, 군마다 치료센터를 설치하라 ▲장애아동 및 청소년의 방과 후 프로그램을 각 지자체에서는 의무적으로 실행하라 ▲여성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라 ▲직업재활을 위한 교육기관 및 보호 작업장을 확대 설치하라 ▲가족지원센터를 설치하라 등.

광주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19일 광주YMCA 앞에서 장애인차별철폐결의대회를 갖고, 광주 광천버스터미널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20일 오후 광주시청으로 이동한 뒤, 시장 면담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광주시 장애인복지예산 확대 ▲장애인복지위원회 구성과 권리 영역별 장애인당사자의 참여 보장 ▲교육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의 올바른 수립 ▲실효성 있는 활동보조서비스 시행을 위한 당사자와 장애인권단체, 담당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협의기구 구성 등.

울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19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애인문제의 핵심은 정상이라는 잣대로 장애인을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존재로 낙인하는 우리사회 구조에 있다"고 장애인 차별철폐를 촉구했다.


▲20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가 열린다. ⓒ에이블뉴스  
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지난 5일 수원역에서 투쟁선포식을 가진 이후, 지속적으로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교육약자이동편의조례를 즉각 제정할 것 ▲저상버스를 일반버스대비 50%를 도입할 것 ▲활동보조서비스 자부담 폐지 ▲장애인이동지원센터 설치 등이다.

420장애인차별철폐충북공동투쟁단은 지난 17일부터 도청 정문 앞에서 정우택 지사와 면담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2013년까지 전체 시내버스 중 50%를 저상버스로 도입하고,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지난 18일 인천광역시장애인체육회 이사회 구성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갖는 등 차별철폐 투쟁을 벌이고 있다. 대전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19일 2007장애인차별철폐를 위한 대전지역결의대회를 가졌고, 20일 장애인의 날 당일에는 장애인 차별철폐를 위한 문화제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장애인차별철폐부산공동실천단은 지난 16일 부산 서면 쥬디스 태화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 조례 제정 ▲장애학생들의 교육권 확보를 위한 진로 구축 협의체 구성 ▲장애아동의 보육환경 개선 ▲활동보조서비스 장애인 자부담 폐지 등을 촉구했다.

20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차별철폐결의대회

마지막으로 서울지역에서도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지난 3월 26일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한 제3회 전국장애인대회를 시작으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본격적인 장애인 차별철폐 투쟁을 전개해왔다.

특히 서울역 역사 앞에 천막을 치고, 공익이사제 도입 등이 포함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장애인 교육권 확보를 위한 장애교육지원법 제정 등을 요구해왔다.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 당일에는 오후 2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결의대회 이후 국가인권위원회까지 행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