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체인지, 과대포장 보도자료 배포 물의
실상은 정부지원금 차액지원…‘상술’ 의혹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6-07-16 20: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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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휠체어를 무료로 보급한다고?’

전동휠체어를 무료로 준다는 장애인관련 기관의 홍보를 보고 전동휠체어를 신청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다면 신청을 하기 전에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봐야할 것 같다.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사회복지기관전문 홍보대행사인 해피체인지(대표 이경헌)가 오는 9월 복지재단 출범을 앞두고 장애인들에게 전동휠체어를 무료로 보급한다고 지난 13일부터 홍보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해피체인지측이 각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피체인지는 오는 9월 출범예정인 ‘해피체인지복지재단’의 설립을 기념해 전동휠체어 수입업체 ‘DY메닉스’의 총판을 맡고 있는 (주)영진아이와 함께 전동휠체어를 무료로 보급키로 했다는 것.

해피체인지측은 “현재 경기도장애인정보화협회 고양시지회에 50대를 기증키로 약속했고, 그밖에 한국사회복지관협회,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 등 20여 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해피체인지 이경헌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나 자신도 장애인이고, 장애인의상연구소 등에서 일하며 장애인 문제에 많은 고민을 갖게 됐다”며 “사회복지사여서 그런지 돈 버는 재주는 없고, 어떻게 하면 남 좋은 일 시킬지 만 고민하게 된다. 이번에도 재단 설립을 앞두고 내 잇속을 챙기는 이벤트가 아닌 남에게 도움이 되는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여기까지만 보면 전동휠체어가 필요한 장애인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무료 아니라 정부지원금 차액 지원사업


▲세계일보가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한 해피체인지측 보도자료. <에이블뉴스>
이 보급사업은 해피체인지측이 표현했듯이 전동휠체어를 무료로 보급하는 것이 아니라 현행 전동휠체어 건강보험·의료급여 제도에 의한 정부 지원금으로 전동휠체어를 구입할 때 모자라는 차액을 지급하는 행사다.

하지만 해피체인지측이 제시하고 있는 전동휠체어 모델은 딱 1가지밖에 없으며, 그 모델의 가격은 209만원이다. 의료급여 대상자의 경우, 정부에서 209만원 전액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실상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오히려 자신의 몸에 맞는지를 살피고, 애프터서비스(AS) 등을 고려해서 전동휠체어를 선택해야하지만 해피체인지측이 제시하는 모델은 1가지밖에 없어서 선택권을 제한 당하게 되는 셈이다.

건강보험 대상자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정부에서 기준가격 209만원의 80%인 167만2천원을 지원하기 때문에 해피체인지의 보급행사로 전동휠체어를 구매하면 41만8천원의 차액을 보전 받을 수 있다.

무료만 강조…바른 선택 기회 박탈


▲해피체인지측이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하고 있는 전동휠체어 보급사업. <에이블뉴스>
하지만 해피체인지측이 배포한 보도자료나 이 사업을 소개하고 있는 해피체인지의 홈페이지(happychange.co.kr)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공지하지 않고 ‘무료’라는 부분만 강조하고 있다.

정부의 건강보험·의료급여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들은 자칫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

정부 지원은 6년에 한번밖에 안되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할 수 있도록 이번 사업에 대한 충분한 정보제공이 이뤄져야하지만 해피체인지측의 홍보는 장애인들에게 최소한의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해피체인지측과 협력사업을 하기로 협의한 장애인단체측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 해피체인지측이 협력사업기관이라고 밝힌 경기도장애인정보화협회 고양시지회측은 “이 사업은 전동휠체어 정부지원금의 차액을 지원해주는 사업으로 알고 있는데 무료로 보급한다는 보도자료가 나왔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장애인정보화협회 고양시지회측은 해피체인지가 보도자료를 통해 50대의 전동휠체어를 기증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전동휠체어를 기증한다는 것은 현물을 준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해피체인지 이경헌 대표는 에이블뉴스측이 ‘정부에서 209만원을 지원받는 의료급여 대상자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이 없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그렇게도 해석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전동휠체어업계 관계자는 “저가제품을 수입해 소비자가격을 209만원으로 맞춘 것으로 건강보험 대상자에게 차액(41만8천원)을 지급한다고 해도 업체측에서는 이득이 되기 때문에 이런 사업이 가능한 것”이라며 “전동휠체어를 판매하기 위한 홍보수단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해피체인지측이 배포한 보도자료는 세계일보, 뉴스와이어 등의 매체를 통해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문제의 해피체인지측 보도자료 전문


“장애인에게 무료로 전동휠체어 드려요”

사회복지사들이 설립해 벤처사회복지회사로 평가받고 있는 해피체인지(대표 이경헌)는 오는 9월 복지재단 출범을 앞두고 장애인들에게 무료로 전동휠체어를 보급한다.

4년 전 국내유일의 사회복지기관전문 홍보대행사로 출발한 해피체인지는 현재 사회복지기관 자료실에 도서납품, 법인설립 업무 등에 대한 복지컨설팅 등 다양한 사업군을 펼치고 있는 사회복지 포탈기업.

그런 그들이 오는 9월 가칭 해피체인지복지재단을 출범시키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 일환으로 두 가지 사업을 기획 중인데, 하나는 장애인 성 영화제의 개최이고 또 다른 하나가 바로 전동휠체어 무료보급 사업.

전동휠체어 수입업체인 DY메닉스(주)의 총판인 (주)영진아이와 함께 특별한 기간이나 수량을 정하지 않은 채 보급키로 했다는 게 해피체인지의 말이다.

이에 대해 이번 행사를 기획한 이경헌 대표사회복지사는 “나 자신도 장애인이고, 장애인의상연구소 등에서 일하며 장애인 문제에 많은 고민을 갖게 됐다.”며 “사회복지사여서 그런지 돈 버는 재주는 없고, 어떻게 하면 남 좋은 일 시킬지만 고민하게 된다. 이번에도 재단 설립을 앞두고 내 잇속을 챙기는 이벤트가 아닌 남에게 도움이 되는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피체인지는 현재 경기도장애인정보화협회 고양시지회에 50대를 기증키로 약속했고, 그밖에 한국사회복지관협회,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 등 20여 기관과 협의 중이다.

참고로 장애인 개인의 직접적인 신청이나 문의는 받지 않으며, 해피체인지와 협약한 기관을 통해서만 신청을 받는다. 해피체인지 협약기관 조회는 홈페이지(www.happychange.co.kr)를 통해서 하면 된다.




주원희 소장섭 기자 (jwh@ablenews.co.kr, sojjang@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