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뉴스]성년후견제, ''시민홍보위해 거리로 나서다''

관리자 2006-06-29 오전 8:53:00   조회:19




성년후견제추진연대, 27일 탑골공원서 ‘성년후견제의 날’ 거리 홍보 진행

성년후견제추진연대(공동대표 김상호 이하 후견연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성년후견제를 알리기 위한 본격적인 거리홍보에 나섰다.


성년후견제추진연대가 지난 27일 탑골공원 앞에서 ''성년후견제의 날'' 거리 홍보를 진행했다. ⓒ위드뉴스


성년후견제추진연대는 지난 27일 오후 4시 탑골공원 앞에서 ‘성년후견제의 날’을 진행하며 이를 홍보하고 성년후견제도를 입법화하기 위한 서명운동과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성년후견제란 정신장애, 정신지체, 노인성 치매 등으로 인해 특정한 상황에서 독자적인 판단을 내리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이들이 타인과 계약을 체결하거나 보증을 서는 등의 경우 후견인의 동의를 얻거나 후견인이 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이다.

성년후견제는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에서 이미 실행되고 있는 제도로, 독자적으로 판단을 내리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후견함으로서 그들의 재산을 보호하고, 권리를 보충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성년후견제추진연대는 지난 2004년 10월, 17개의 장애인단체 및 노인단체가 연합하여 발족한 연대체로 성년후견제의 필요성과 내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얻기 위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후견연대, ‘현 후견인제도에 문제점 많아’

후견연대는 이번 거리 행사를 통해 일반인에게 성년후견제의 필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현행 후견인제도 격인 한정치산(限定治産)제도와 금치산(禁治産) 제도의 문제점을 함께 알렸다.

시민이 성년후견제도입법화를 위한 서명운동에 서명을 하고 있다 ⓒ위드뉴스


한정치산·금치산 제도란 독자적 판단이 어려운 사람은 재산을 관리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 법원이 법률상의 재산 처분을 금하는 제도이다.

후견연대는 이런 한정치산·금치산 제도가 이미 용어 자체에 차별적인 의미가 강하고 본인의 잔존능력을 전혀 활용할 수 없어 오히려 그들을 소외시키는 역기능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 제도가 배우자, 근친자 등 일정한 친족관계에 있는 자를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후견인으로 정해 악용될 소지가 많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후견연대는 한국이 노인 연령 증가로 인한 초고령 사회에 도달하고 있으며 등록 장애인 중 정신지체인이 차지하는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성년후견제도는 장애인 뿐 아니라 일반시민 모두에게 해당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거리 홍보 장소인 탑골공원을 지나가는 일반 시민들은 ‘성년후견제도’가 무엇인지 거의 알지 못하고 있었으나 후견연대는 성년후견제도가 필요한 사람들의 재산 관리, 임금 문제 등 여러 가지 사례를 홍보 자료를 통해 제시함으로서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시민들, ‘성년후견제 위한 서명운동에 참여할 수 있어’



이 날은 서명운동에는 젊은층의 참여가 많았다. ⓒ위드뉴스

후견연대는 이날 시민들을 대상으로 ‘성년후견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설문을 벌였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성년후견제 입법화를 위한 서명 참여를 자신들이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답변했으며 다음은 입법 활동 및 캠페인 참여, 후견인 활동 순 이였다.

이날 거리 홍보 장소를 지나다 서명운동에 참가하게 된 장정훈씨는 “한국은 성년후견제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성년후견제도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며, 장기적 관점에서의 제도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홍보 인원으로 참여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임용옥 감사는 “나는 정신지체 아들을 둔 부모로 현재 아들을 대신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런 역할을 할 수 없을 때가 오면 아들의 의사결정권과 재산 보호 등 누가 아들의 권리를 대변하고 보호하겠느냐?며 “정신지체나 치매를 가진 사람들이 보호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년후견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임감사는 “현 후견인 제도인 한정치산·금치산제도는 대상자의 자기결정권이 박탈되어 있는 불안전한 제도”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정치산·금치산자 판정을 받지 않고도 후견인으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는 성년후견제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거리 행사는 성년후견제를 일반인에게 알리고 성년후견제도 입법화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임감사는 후견인에 대해 “후견인의 자격요건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친지나 친족에 얽메인 후견인이 아닌 장애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이해가 있는 사람이 후견인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령사회 대비하는 성년후견제는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제도’

또 이날 거리홍보에 참여한 열린우리당 송파구 구의원 이정인 비례대표 당선자는 “성년후견제는 정신지체인, 노인성 치매를 가진 사람들을 보호하는 장치가 될 것”이라며 “고령화 사회가 다가오는 한국 사회에서는 특히 노인에게 더 적절한 제도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런 점으로 보아 성년후견제도의 입법화는 결국 모든 사람의 문제”라며 “이는 중앙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지만 송파구 지역사회 안에서도 성년후견제도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는 성년후견제 홍보와 함께 서울노인복지센터 풍물 동아리팀 길놀이의 풍물놀이가 함께 어울러져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었으며, 장애인자활센터 맑음터의 핸드벨 공연 등 작은 문화제도 이어졌다.

정신지체나 노인성 치매로 인한 인권침해는 계속적인 사회적 문제로 보고되어 왔다. 이러한 시점에서 시작된 후견연대의 거리 홍보는 성년후견제에 대한 일반시민의 관심을 이끌어 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김지현 기자